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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수가협상 시즌…의원급 역대 최저 인상률 경신하나--메디칼타임즈 2023-05-17 14: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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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비 증가율 20%대 급증 및 재정 효율화 기조 불안요소
"진료비 증가는 허수…흑자 재정 과감히 투입해야" 주장

 

 

 

[메디칼타임즈=박양명 기자] 5월은 의료기관의 한 해 살림살이를 결정짓기 위한 수가협상의 달이다. 오는 11일에는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의약단체장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

앞서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공식적으로 의원급은 5% 이상의 인상률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공식적으로 내걸기까지 했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이다.

사실 최근 5년간 수가협상 결과를 놓고 봤을 때 가장 높았던 결과는 2021년 진행됐던 수가협상이었는데 3%였다. 그리고 지난해 2.1%로 역대 최저치의 인상률을 받아 들어야 했다. 가장 높은 인상률은 약국으로 3.6%가 최고 수치였다. 이를 감안해도 의협 대의원회가 내건 5% 인상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올해 의원급 상황은 더 어렵다. 역대 최저치 인상률 기록을 깰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우선 의료기관의 경영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진료비가 급증했다. 코로나19 이후 감소한 것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진료비 증가율은 눈에 띄게 늘었다.

현재 공식적으로 나온 통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진료비 통계지표'. 지난해 상반기까지 공개됐는데 의원급 진료비는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의원 한 곳당 월 급여 매출은 평균 5625만원 수준으로 직전 연도 같은 기간 보다 23.5%나 증가했다. 코로나 대유행 직전인 2019년 상반기 4282만원과 비교해도 31%나 늘어난 액수다.

건강보험 재정을 절감하겠다는 현 정부 기조도 심상치 않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에 방점을 찍고 지난 정부에서 확대했던 MRI 및 초음파 보장성을 제한했다. 산하 기관의 인력도 감축했다. 하다못해 산하기관 임원 전용 방 크기도 축소했다.

자료사진. 건보공단은 오는 11일 의약단체장 간담회를 시작으로 수가협상을 본격화 할 예정이다.

의원급 수가협상 희망의 끈은? "2년 연속 재정 흑자"

그럼에도 의원급은 일말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의원급을 대표해 협상에 나서게 된 김봉천 수가협상단장(의협 기획부회장)은 "사실 수가협상 과정에서 공급자 단체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라며 "경기가 호황일 때는 호황이라며 졸라매고, 불황일 때는 불황이라며 (수가를) 주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현실적 한계를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0.1%라도 더 받으려고 갖고 있는 총력을 동원하는 게 그동안의 수가협상이었던 만큼 가입자를 설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대로 만들어 적극적으로 설득해 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의원급 상황이 쉽지 않지만 희망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진료비는 급증했지만 환자들의 의료이용률이 비례해서 증가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 동네의원을 찾은 환자는 하루 평균 52.8명 수준이었는데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는 21.3% 늘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는 여전히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즉 진료비 증가율은 지난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비급여 영역에 있던 비용이 급여권으로 들어오면서 발생한 것으로 의료기관의 경영이 나아졌다는 것과 순전히 비례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의료계 주장이다.

의협 수가협상단도 진료비 증가율이 '허수'라는 점을 확인하기 위한 근거를 만들고 있다. 김 단장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맞서 동네의원이 진료에 나선 후 발생한 진료비,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에 따른 진료비 상승폭 등은 제외해야 한다"라며 "진료비가 늘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입원환자 증가폭은 특히나 여전히 낮다. 진료비 상승분을 면밀히 분석해 허수 가능성을 증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를 전망했음에도 여전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도 의료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건강보험 재정은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현금흐름 기준 당기수지는 3조6291억원을 기록했고 누적적립금도 23조8701억원에 달했다. 직전연도 당기수지 2조8229억원, 누적적립금 20조원 보다 증가한 수치다. 23조원이라는 적립금도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으로 수입이 줄고, 지출이 늘 것이라며 건강보험 재정이 흑자라도 위태하다고 이야기해왔다. 뚜껑을 열어보니 수입과 지출 모두 늘었고 수입 증가폭이 지출 보다 더 커 오히려 재정수지가 개선된 것.

그럼에도 건보공단은 코로나19 안정화에 따른 의료 수요가 늘고 있고, 부동산 공시가격 하락으로 수입이 줄 것이라며 올해 역시 건강보험 재정 흑자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 공급자 단체 수가협상단 관계자는 "지난해 건보공단 협상단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때문에 변수가 많아서 수가를 올려주기 힘들겠다고 주장했는데 오히려 증가했다"라며 "건보재정은 당해 연도에 거둬서 그 해에 써야 하는데 정부가 일관된 메시지를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의료계는 필수의료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는 정부 의지도 수가 인상을 위한 하나의 설득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공급자 단체 관계자는 "필수의료를 확대하려면 재정 투입은 불가피하다"라며 "환산지수 인상은 기본 중의 기본인 만큼 정부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양명 기자

발행날짜: 2023-05-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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