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연장 무시, ‘올해 안에 검진 받아야 좋다’…사회적 거리 두기 무시한 ‘검진 독려’
17일 한 건강검진 전문기관이 배포한 홍보자료 중 일부.
[의학신문·일간보사=안치영 기자]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국가건강검진기간을 내년 6월까지 연장한 가운데, 일부 건강검진기관들이 오히려 ‘지금 건강검진 받아야 한다’며 홍보에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 건강검진기관이 홍보자료를 통해 올해년도 국가검진 대상자에게 ‘가급적 연도 내 검진을 권장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관이 검진을 권장한 대상자는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로 모두 코로나19에 취약한 계층이다.
배포된 자료에서 해당 기관은 “고령자, 기저질환자는 면역력이 약해져 코로나19를 비롯한 감염질환에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며 “따라서 고령자 등은 가능한 올해가 가기 전에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문제는 현재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000명씩 나오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특히 홍보자료를 배포한 기관은 서울에 소재하고 있다. 서울은 지난 17일 하루 확진자 수가 역대 최고인 423명(중앙방역대책본부 추산 420명)을 기록했다.
현재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인 만큼 불필요한 외출 자체를 삼가야 한다는 것이 정부와 의료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가건강검진기간을 내년 6월까지 연장한 이유도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였다”면서 “현 시점에서의 건강검진 홍보는 정부 정책과 결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도 “마치 코로나19를 대응하기 위해 건강검진 받아야 한다는 논리처럼 논리를 전개하는데, 오히려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기관이 더 곤란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공공병원 관계자는 “지금 코로나19 환자 막느라 정신 없는데 이런 얘기를 듣고 힘이 빠진다”면서 “지금 전화처방이니 비대면 진료니 해서 고령자를 포함, 국민들이 최대한 밖에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검진 때문에 나오라니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17일 하루에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제일 많이 나왔다”면서 “(코로나19) 고위험군이 확진되면 지금 병상이나 의료자원으로는 버틸 수가 없다”면서 간절히 협조를 당부했다.
안치영 기자 synsizer@bosa.co.kr
기사입력 : 2020.12.18 06:00